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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오래된 열등감,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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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열등감에 시달려왔다.  직장에서 내가 열심히 한 일이 인정받지 못할 때, 동료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 때,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났을 때... 부끄럽고, 창피하고, 속으로 많이 무너졌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내 안에 뿌리 깊은 열등감이 자리 잡았다. ‘나는 왜 이렇게 안 될까?’ ‘나는 왜 저 사람만큼 못할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장 큰 것은 내 마음에 부끄러움과 상처가 나를 무척 힘들게 했고 그것이 나를 점점 움츠려 들게 했다.  물론 모든 직장인들이 다 어려움과 열등감 또는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나의 열등감은 나를 무척 아프게 했다. 스스로를 자꾸 깎아내렸고, 결국엔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졌던 예술가들을 떠올린다. 음악가, 미술가, 작가들… 그들도 작품 때문에 때론 경제적 이유 때문에, 때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 때문에 오늘 내가 직장 생활에서 겪는 괴로움과 외로움 못지않는 내면의 갈등과 고통을 겪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세상 누구보다 열등감이 깊었던 사람. 하지만 그 열등감 속에서 가장 빛나는 그림을 남긴 사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안의 오래된 열등감과 조용히 마주해보려 한다.

 

🌻 빈센트 고흐, 열등감에 사로잡힌 천재 화가

빈센트 고흐(Vincent van Gogh) 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한 화가였다. 오늘날 그의 작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에 팔린다는 사실은, 그가 생전에 얼마나 심한 열등감과 자존감 결핍 속에서 살았는지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고흐는 스스로를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표현하며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자주 보냈다. 편지들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남아 있다.

"I feel like a failure. That’s it as far as I’m concerned — I feel that this is the destiny I accept..." (나는 실패자라고 느낀다. 이게 나다. 이것이 내가 받아들인 운명이다.)

하지만  고흐의 깊은 열등감은 그를 가장 위대하게 만들었다.  평생 살면서 친구들은 전시회도 하고 또 막강한 재력을 가진 귀족들로부터 초상화 의뢰도 받고, 전시회 후원금도 받는데 자신은 붓과 캠버스, 물감 살 돈조차 없었고, 또 집세도 친구들에게 빌려야  했을 고흐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마 고흐는 깊고 어두운 방에서 혼자 몸부림 치면서 붓을 들었을 것이며, 또 밖으로 나와 자신의 내면에 움츠리고 있었던 자아에 대한 존중감이 나는 남들과 다르고 나는 세상에 꼭 나 (고흐)의 존재를 남길 것이라는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고흐의 열등감을 사랑한다.  왜?  고흐는 그 열등감을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열등감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대하고 탁월한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좌절하지 않았고 그것을 정복하려고 했고 실제로 정복을 했다.  그는 가난과 정신적 고통, 사회적인 외면, 주위로부터의 외면 등을 극복했다.  그의 열등감 극복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수없이 많은 그의 명작을 대할수 있다. 

The Starry Night (1889)

 

나는 아직 나의 내면의 열등감을 이겨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열등감 때문에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인정에 목말라하지 않고, 열등감을 바탕으로 그것이 내 삶의 에너지가 되어 고흐처럼 작은 그림 하나, 작은 글 하나 남기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며 나의 남은 삶을 살아 보려 한다.

Irises (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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